[전시장 IN] 서양화가 제이영‥한국미의 심층 필세의 생명의식 [엠엠아트센터 전시리뷰]제이영 작가, J Young, ‘Like-150mm: Eternity of Repetition(반복의 영속)’개인초대전, 6월4~7월14일.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 예리하고 가지런하고 건강하고 둥근 것은 필 ( 筆 ) 의 네 가지 덕이다 .1)” 여명의 시각 . 전시장에 들어서자 쉰 새벽 깨우는 범종 ( 梵鐘 ) 의 울림이 묘한 긴장감으로 다가와 공명되었다 . 연극의 1 막 ( 幕 ) 이 오르며 서서히 밝아오듯 , 높은 천장에서 비춰지는 가는 불빛아래 승전을 알리는 혹은 바람에 펄럭이는 만장 ( 輓章 ) 이 바람의 소리에 펄럭였다 . 천위로 그어진 먹빛 , 천진한 유희의 자국에 종소리가 박히고 하나 둘 기억의 파편들이 모래알처럼 쌓이며 어떤 기호학으로 드러났다 . 이윽고 단비 내린다 . 모래밭에 새겨지는 발자국으로 마음의 심층이 물처럼 배어나오고 심호흡의 맥박에 또렷해지는 저 획 ( 劃 ) 의 기운 속으로 오색찬란한 새 아침이 열리고 있었다 .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 기운생동의 음양에너지 선 ( 線 ) 의 행로를 따라가다 노란수선화 만발한 낙원에서 서법 ( 書法 ) 의 정신과 조우한다 . 간간이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정적을 흔들 뿐 고요하다 . 그러나 대 ( 大 ) 붓 지나가는 , 넓게 포치 ( 鋪置 ) 한 모래사장에 비춰지는 영상은 공간감의 확장을 입히고 물은 빼곡한 욕망의 언어들을 품는 관용으로 스며들었다 . 마침내 스스로 열린 물길에 신선하고 푸르른 물줄기가 샘물처럼 솟아났다 . 누군가 ‘ 생명의 강 ’ 이라 외쳤다 . 물길을 훑고 순식간에 대지에 닿은 거대한 한줄기 획 ( 劃 ) 이 용트림하듯 새겨졌다 . 굵고 부드럽게 , 직선과 곡선이 만나는 접점에서 음양에너지가 거침없이 기운생동의 밸런스를 드러냈다 . “ 붓의 가벼운 것은 양 ( 陽 ) 이 되고 무거운 것은 음 ( 陰 ) 이 된다 . 무릇 글자 중에 두 개의 직획 ( 直畫 ) 이 있는 것은 왼편 획은 가늘고 바른편의 획은 굵어야 하며 글자 속의 주 ( 柱 ) 는 굵어야 하고 나머지는 모두 가늘어야 한다 . 이는 음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