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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김현경‥적묵(積墨)의 빛살 생명성의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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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 사진 = 권동철   “ 도는 텅 비어있다 . 그러나 아무리 퍼내어 써도 고갈되지 않는다 . 그윽하도다 ! 만물의 으뜸 같도다 .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 얽힘을 푸는도다 . 그 빛이 튀쳐남이 없게 하고 그 티끌을 고르게 하네 . 맑고 또 맑아라 ! 1) ”   전시전경 . 사진 = 권동철 댓잎에 스미는 먼 길을 온 빛살의 여정만큼 먼먼 그 곳엔 생명의 발아 ( 發芽 ) 그 처음이 있을까 . 얼마나 오래토록 시간의 거울을 닦으면 까칠한 듯 보드라운 잎 새 위 티끌하나 없는 맑디맑은 이슬방울을 받아낼 수 있나 .   푸른 밤바다 일렁이는 물살 같은 대숲으로 만개한 꽃잎들이 몸을 던진다 . 숲은 슬픔과 관용이 뒤섞인 황홀한 향기를 진동하며 노래 부른다 . ‘ 살풀이 춤 ’ 허공 가르는 흰 수건처럼 죽엽 ( 竹葉 ) 감싼 하얀 꽃잎들이 유성 ( 流星 ) 의 밤하늘을 날아오르는데 … .   전시전경 . 사진 = 권동철 경기도 양주시 소재 , ‘ 안상철미술관 (Ahn Sang Chul Museum)’ 엔 5 월 숲의 싱그러운 활력이 전시장 가득 밀려들었다 . 공간은 낮은 곳으로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처럼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졌다 . 그러다 마침내 강물이 바다를 만나듯 , 마지막에 탁 트인 잔잔한 호수의 평온한 물살이 감동을 선사했다 .   그러한 여유와 배려가 스며있는 전시장에서 20 여년 묵죽화에 천착한 김현경 작가의 열다섯 번째 ‘About Time’ 개인전이 4 월 20 일 오픈 , 5 월 14 일까지 화단의 호평을 받으며 열리고 있다 . 5 미터 (m) 가 넘는 묵죽대작과 독일에서 작업했던 몇 점 그리고 ‘ 매화 ’ 신작들이 만나고 스치는 인연법처럼 이끌었다 .   전시전경 . 사진 = 권동철 ◇ 묵죽화의 현대적 해석과 맥 ( 脈 ) 바람 , 빛 , 물 , 소리 … . 대숲으로 쏟아지는 빛의 청량감이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 화면의 강렬한 직선쾌감은 무한창공을 향한 시점 ( 視點 ) 과 어우러져 웅장미와 어떤 경건함을 일깨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