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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준법 篆刻皴法]화가 윤종득‥전각예술 인식확장과 새로운 지평[YOON JONG DEUK,산하 윤종득,山下 尹鍾得,윤종득 작가,윤종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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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에서 윤종득 작가 . 사진 = 권동철 . 아침 겨울햇살이 한옥 창 ( 窓 ) 으로 스며들었다 . 깨끗하고 따스한 온기가 전시장 가득 피어나 번지고 골짜기서 마주친 촌로 ( 村老 ) 의 깊은 주름처럼 화면은 상처를 도려낸 자리에 새 살이 돋은 생명으로 호흡하고 있었다 .   자연으로 돌아간 회귀의 자국에 세속의 여운이 굴곡진 선 ( 線 ) 으로 길을 잇는다 . 한 줄기 바람이 메아리처럼 지나고 목마른 짐승들이 얼음장 같은 낙수 ( 落水 ) 에 갈증을 달래는 저녁 .   전시전경 . 사진 = 권동철 . 산 혈맥 ( 穴脈 ) 이 신음을 토한다 . 저 피안 ( 彼岸 ) 의 꽃봉오리가 천상에서 쏟아지고 만상 ( 萬象 ) 의 번뇌 ( 煩惱 ) 가 손살 같이 날아가는 텃새 깃털에 실려 순식간에 사라졌다 . 정녕 일장춘몽인가 .   보채는 아이에게 등짝을 내준 할아비의 자애 ( 慈愛 ) 처럼 설악공룡은 기꺼이 제 체온을 나누어 혹한에 우짖는 바람을 잠재운다 . 산다는 것도 꿈꾸는 것도 한 길 인가 . 천년나무등걸이 뿌리박은 억겁시간의 봉우리에 맨살로 버텨온 능선의 연륜 ( 年輪 ) 이 비로써 필선 ( 筆線 ) 으로 뼈대가 서고 장엄한 화폭으로 세상에 나섰다 .   전시전경 . 사진 = 권동철 . 구운 황토가 마침내 재가 된 그을음으로 만들어진 먹과 조우할 때 자축하듯 서로를 격렬하게 끌어안는 가장 화려한 극치의 빛깔로 드러난다 . 도침 ( 擣砧 ) 한 장지 위에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 , ‘ 전각준법 ( 篆刻皴法 ) ’ 의 인연법이다 .   아직 이름을 얻지 못한 천진한 단일 ( 單一 ) 의 몸짓이 홍몽 ( 鴻濛 ) 속 구름처럼 떠 있다 . 삼라만상 변화무상한데 한글자모음 , 한자의 조형성이 교묘히 산맥에 스며들어 천지인 ( 天地人 ) 을 응축한 위엄의 자태로 가누고 있구나 !   전시전경 . 사진 = 권동철 . ◇ 선의 맛 직절의 필법 폭포수가 하강하며 물안개 속에 번지는 굉음 ( 轟音 ), 혹한의 눈보라가 수직으로 박혀있는

[인터뷰]한국화가 임종두‥“그림의 지평이 확장되면 인생도 그렇게 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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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실에서 임종두 작가 . 사진 = 권동철 “ 영화를 본 후 각인되는 몇 장면이 있듯 살다보면 기억이 남는다 . 나의 그림은 스틸 컷 (still cut) 같은 , 여인들의 가장 아름다웠을 순간을 포착하는 작업이다 . 그 안에 인간의 마음이 실려 있다고 생각하는데 , 찰나의 연속이 인생이 아닌가 싶다 . ” 한국화 외길을 걸어오는 집념의 화업 임종두 화백을 서울삼양동 북한산이 보이는 작업실에서 만났다 .   = 理想 ( 이상 ), 116.8×91 ㎝ 장지에 석채 금박 은박 , 2022 “ 인간은 누구나 꿈을 향해 나아간다 . 눈꺼풀이 위로 뜨듯 위쪽을 쳐다보고 사는 존재인데 가장 효율적 시간을 배분해 자신의 삶을 발전시키려는 의식세계를 조형적으로 탐구한다 . ” 라고 덧붙였다 .   同行 ( 동행 ), 72.7×60.6 ㎝ 장지에 석채 , 2023 임종두 ( 林鍾斗 ,Lim jong doo) 작가는 전남대학교와 중앙대학교 대학원 졸업했다 . 1992 년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수상 ( 국립현대미술관 ) 했고 개인전 23 회를 가졌다 . 디지털미디어속도시대에 현대인들의 욕망을 컨템퍼러리 한 작품세계로 펼치는 그의 작업은 그려 놓으면 색감이 굉장히 좋지만 긴 시간을 요구하는 석채 ( 石彩 ) 의 특성상 노력에 비해 작품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   同行 , 162.2×97 ㎝ 장지에 석채 금박 , 2023 화백에게 화가의 인생에 대한 고견을 청했다 . “ 틀을 깨고 나아가는 즐거움을 누린다고 할까 . 그림의 지평이 확장되면 인생이 확장되는 느낌이다 . 그런데 틀에 머물고 있지만 깨지면 크게 깨지고 안 깨지면 더 깊어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 실상 유지만 하고 있어도 잘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 게으름피고 있지 않다는 반증일 것이다 . ”   [ 글 = 권동철 , 11 월 7 일 2023, 인사이트코리아 11 월호 ]

한국화가 임종두‥내면의 신성 자아의 현시욕[임종두 작가,林鍾斗, Lim jong 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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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달리 , 116.8×91 ㎝ 장지에 석채 금박 은박 , 2022 “ 우리는 사물처럼 세계 내에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로 향한다는 바로 이 사실에 의해서 철저하게 참되고 우리와 더불어 우리가 초월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가진다 . 1) ”   동행 ( 同行 ), 162.2×97 ㎝ 장지에 석채 , 2023. 치열한 경쟁 속 생존방식인가 . 화면엔 가장 공기저항을 받지 않는 맨몸의 여인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다 . 자기실현의 현시욕 ( 顯示慾 ) 을 위한 내면의 열망을 불러내는 감정의 극 ( 極 ) 바로 붉은 바탕이다 . 작가는 우주생태계 최고의 용이라는 인간의 몸에 금과 은을 부여한다 .   이미 도를 통했다는 현대금융자본에 이르기까지 인류문명사의 광대한 시간을 동행한 이 광물을 입힘으로써 신성 ( 神聖 ) 을 극대화한다 . 고귀한 존재로서의 인간에게 ‘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 라고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 “ 세포하나에도 우주원리를 담고 있다고 하지 않은가 . 인간내면의 선한 모습을 그리려 했다 . 하여 그렇게 같이 어울려 살자는 것이 내 그림의 본령이다 . ”   심지 ( 心地 ), 162×130.3 ㎝ 장지에 석채 , 2019. ◇ 육체와 정신 우주의 합일 본디 훼손하지 않은 상태의 자연은 온통 꽃으로 가득한 공간이었을까 . 소우주라는 인간과 원 ( 圓 ) 의 중력으로 조금은 수축된 것처럼의 만개한 꽃이 은일한 파동 ( 波動 ) 으로 하늘거린다 . 여인은 달리고 피어나고 저 창공의 무한공간으로 비상 ( 飛上 ) 하며 ‘ 나 ’ 와 동행하여 명상하는 생령의 존재자이다 .   동시에 소우주라 불리는 인간의 고결함에 대한 지향성 (Intentionality) 으로 삼라만상이 연결된 하나의 세상임을 드러낸다 . 싹을 틔우고 생육시키는 것이 여인과 맞닿아 있듯 하늘과 땅과 나아가 삼라만상이 연결된 하나의 세상임을 드러내는 숭엄한 우주의 메타포가 ‘ 심지 ( 心地 ) ’ 연작에 스며있는 것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