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③‥한국청년작가연립전(1967년)-‘명(命)1’,‘명(命)2’[이승조,Lee Tae Hyun,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경기도 가평 현등사(懸燈寺)에 소풍가서 이승조와 함께, 1967. 사진제공=이태현.


파리 앵포르멜 열풍이 불고 몇 년 지났을 때였다. 앵포르멜은 2차 세계대전(1939~1945)’이후의 사조였고, 나도 실제로 6.25한국전쟁을 봤기 때문에 앵포르멜에 빠져 들어갔다. 대학에서 기본실기를 충실히 하고 방과 후 추상표현주의 등 실험을 많이 했었다. 


()1967년 무동인 2회전() 카타로그 (아래왼쪽), 140×70, 합판, 군용배낭, 군용방독면, 1967~2001. 사진=권동철(2022.12.5.)


나는 1963년 홍익대 미대를 졸업 한 후 군에 입대했다. 66년에 제대를 하고 보니 앵포르멜이 쇠퇴기에 들어갔다. 나는 무동인’, ‘한국청년작가연립전으로 들어갔다. 당시 군대에서 제대 한지 오래지 않았기 때문에 군과 나’, ‘나와 사회에 대한 네오다다(Neo-Dada) 예술과 사회에 대한 고뇌를 하고 있었다. 

그 때 무동인 2회전()이 열린 중앙공보관(1967, 6)에서 발표한 작품이 ()1’, ‘()2’이다. 그해 12월에는 한국청년작가연립전(韓國靑年作家聯立展)을 개최하게 된다.1)

 

(왼쪽)1967년 한국청년작가연립전 카탈로그 표지 (오른쪽)전시카탈로그 내지에 수록된 이태현 작품과 정보. 자료제공=이태현.


근원적 변혁의 요청

청년작가연립전동인과 새롭게 발족한 신전동인 그리고 오리진의 세 그룹에 의한 연립전이었다. 이들이 보여준 작품의 성향은 당시까지 풍미한 뜨거운 추상표현을 벗어난 네오다다(Neo-Dada)적 경향, 옵티컬(Optical)한 경향 등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새로운 경향들이었다. 현상을 벗어나야겠다는 절실한 욕구가 팽배해 있었으면서도 누군가 이에 촉매역할을 해주는 이가 없었다. ‘청년작가연립전은 바로 그 촉매역할을 해준 것이었다. 

청년작가연립전은 보다 이성적, 논리적, 문명적인 의식이 팽배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이 보여준 행동방식이 추상적, 개념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실천적이었다는 점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기간 중 벌인 한국 최초의 해프닝과 피켓을 들고 가두행진에 나선 이들의 구호는 미술계의 구조적 모순, 제도적 억압이 가져온 창작의 침체에 대한 근원적인 변혁의 요청이었다. 행동하는 예술인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2)

 

19671217일자 주간한국 한국청년작가연립전보도기사. 자료제공=이태현.


실험적 추세 미술가들의 연대화

현대미술의 다양한 방법적 시도는 미술가들로 하여금 각기 다른 표저의 작품들을 창출해 내게 만들었다. 여러 가지 궤()를 달리하는 다채롭게 펼쳐지는 현대미술사조의 지평에 서서 미술가들은 오늘의 상황에 대한 냉철한 투시력을 작품에 반영시키려고 노력한다. 오늘날 현대미술가 집단이라고 불려지는 무리()속에 속한 많은 미술가들이 이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한국미술 1950년대 말과 60년대 초의 기류()가운데서 일반화되기 시작한 실험적 추세는 미술가들의 연대화(連帶化)된 군집(群集)을 형성하면서 현대미술운동의 기치(旗幟)를 높이 올렸다. 이 운동선상에 함께 휩쓸렸던 작가 이태현은 60년대 후반에 결성된 청년작가연립전의 멤버로 활동발판을 쌓아왔다. 

그 이래, 이 작가는 그 운동의 열기에 편승하기보다는 오히려 개인적 자각과 모색을 통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가는 조용한 작업으로 일관하고 있는 편이다.3)”

 

[참고문헌]

1)이태현 작가 작업실에서 인터뷰, 권동철 대담, 2023.

2)오광수 미술평론가, 생성과 질서-이태현의 조형과 그 편력, 2006.

3)김인환 미술평론가, ‘어둠에서 열림으로의 그라데이션,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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