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IN:인터뷰]사진작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현권 초대전, 2월9~3월31일,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갤러리M[사진작가 이현권, Lee Hyun Kwon]

 

전시장에서 사진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현권. 사진=권동철.

사진작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현권 복원_기억의 지층위에서초대전이 서울광진구 중곡동,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갤러리M에서 29일 오픈, 331일까지 성황리 전시중이다. 전시장은 센터지하1. 

전시작품은 작가가 전공의 시절이던 2005~2008년 동안 촬영한 흑백사진으로 당시엔 국립정신병원으로 불렸다.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전시장에서 이현권 작가를 만났다. 

이곳에서 근무했고 촬영했던 작품으로 전시하고 있는데 감회를 듣고 싶습니다.

-20여년이 지났다. 중곡역을 바로 나와 바라보는 풍경은 색부터 바뀌었다. 흑백에서 칼라로 완벽히 바뀐 거리, 건물, 사람들이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생경하다. 하지만 다시 이곳을 밟을 때 과거 발걸음이 살아나며, 고개 숙인 환자들의 옷자락이 그려지고 낡고 하얀 건물들이 겹쳐졌다. 

현재의 공간에 과거가 침투했다. 과거와 현재가 포개어진 공간, 그리고 시간이다. 유령같이 떠오른 영상은 자신의 존재를 주장한다. 기억의 지층에서 그들은 죽지 않고 숨을 쉬고 있었다.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작품 속 공간과 시간성에 대해 해설해 주신다면

-이곳은 한국정신과의 살아 있는 박물관이었다. 낡음 위에 낡음이 쌓인 퇴적물처럼 그들의 역사를 이루고 있었고, 곳곳에 그 흔적이 배어 있었다. 공간은 도심의 섬처럼 과거와 현재,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였다. 

환자들은 그 경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넘을 수 없는 이 심리적 공간안에서 삶의 대부분을 지냈다. 그들의 반복적 일상은 십년 전 삶과 다르지 않았다. 정지된 과거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공간이었다.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전시명제 복원-기억-지층의 관계경험을 말씀 주십시오.

-전공의 시절에 이 사진을 찍었지만 불의의 사고로 필름의 절반정도가 손실되었다. 이후 이들을 무작정 덮어두고 서울-한강을 걷다작업에 들어갔고 또 인간 마음의 흐름을 담은 연작들을 발표하였다. 

그렇게 10여년의 시간이 지난 후 갑자기 먼지 가득한 낡은 사진들, 그리고 버려진 듯한 필름들을 발견하였다. 잊어졌던 기억들이 흐릿하게 저편에서 보이기 시작하였다. 지워졌던 기억이 스며들고, 기억의 지층 아래 폐쇄된 기억이 복원(restoration)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경이로운 경험은 내가 이후 받았던 정신분석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임상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만나고 있었다.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흑백사진작품에 대한 의미성을 부여하신다면.

사진은 기억의 지층을 복원한다. 건물이 무너지며 그들의 세계는 사라졌다. 파도에 휩쓸리듯 그들의 세계는 지워졌다. 하지만 인간과 역사의 무의식처럼 그들의 세계는 기억 속에 지층으로 남았다. 

오히려 이들은 지워지지 않고 존재의 층위에서 숨 쉬고 있었다. 사진은 사라질 기억에 저항하며 이 흑백의 시대에 숨을 불어넣는다. 나는 이 기억의 지층 위를 걷는다. 존재의 떨림을 느낀다.

 

[=권동철 미술전문기자·전문위원, 322026, 인사이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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