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IN]기하학적추상미술 김재관‥빛과 색의 결합 불가시의 현시[황창배미술관,김재관 미술가,kim Jai Kwan,김재관 화백,김재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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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품 앞에서 김재관 화백. 사진=권동철.
전시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외벽은 아담한 뜨락을 껴안아 자그마한 쉼터로 열어 놓았다. 담벼락에 부딪힌 맑고 투명한 초여름 햇살이 돌바닥까지 내려와 미묘한 그림자로 아른 거렸다. 그 빛이 전시장 안으로 스미어 우주자연계 불가시(不可視)의 현시(顯示), 바로 빛과 색이 하나의 하모니 된 김재관 기하학적추상회화의 생동감 넘치는 미의식으로 발현되고 있었다.
변형된 기하학적 큐브형태의 입체, 설치 그리고 추상적 운동성을 드러내는 모빌(Mobiles)스타일 양식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는 신작을 중심으로 그 이전맥락선상에 있는 상징적인 작업 등과 함께 총 25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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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사진=권동철. |
특히 1970년부터 작업해 온 ‘Destiny(운명)’작품과 동명(同名)의 신작이 나란히 전시됨으로써 우주자연계생명성과 현상학(phenomenon)에 대한 김재관 미술가 일생탐구행보를 상징하며 화업 58년 전시의미를 부각시켰다.
점과 점, 원과 원의 간극을 잇는 파장의 비의(秘儀)를 품은 화면은 존재본성에 다가가는 조선후기 문인화(文人畵)의 뉘앙스가 짙게 배어나오는 천연한 유희의 사의성(寫意性)과 깊게 연동되고 있다.
이번 ‘2025 황창배미술관 기획초대전-김재관 기하학적 추상(Geometric Abstraction by Kim Jai Kwan):빛과 색 그 울림’기획초대전은 6월2일 오픈, 오는 30일까지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황창배미술관(Hwang Chang Bae Museum)에서 성황리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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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품 앞에서 김재관 화백. 사진=권동철.
김재관(金在寬, kim Jai Kwan, 1947~)작가는 충북청주시출신화가로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 대학원(미술학 박사)졸업했다. 청주대학교 교수(1980~2012)를 지냈고 세 차례 예술대학장을 역임했다.
작품변천양식시발점은 1967년 첫 번째 추상회화 ‘Abstract 67-1’에서 출발한다. 1960년대 후반~70년대 ‘Power’, ‘맥(脈)’시리즈를 거쳐 79년 서울 공간미술관 제1회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Relation(관계)’연작은 1980~90년대 일본 초대전시대 작품양식으로 발전된다. 당시 전시했던 도쿄의 주요화랑은 고마이(驅井), 무라마츠(松村), 마키(眞崎)-다무라(田村) 그리고 2012년 Steps 갤러리 등 이다.
그리고 1992~96년까지 홍익대학교 박사학위 과정을 마치면서 숙고되었던 ‘큐브(Cube)’가 90년대 후반 등장되면서 ‘그리드(Grid)의 형성과 해체’의 시각적 변형을 이룬다. 이로써 평면과 큐브, 쉐이프드 캔버스(Shaped canvas)에 의한 기하학적 추상을 더욱 전개 확산시켜 나간다.
이후 통인화랑(2020), 청주시립미술관-김재관 기하학적 추상 55년(2021), 교토 소쿄(Sokyo,艸居,2022)갤러리, 흰물결아트센터 갤러리(2024)에서의 기획초대전은 ‘빛과 색’시리즈시대의 등장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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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사진=권동철. |
전시장에서 인터뷰한 김재관 화백은 최근 작업경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화업 58년에 이르면서 작업인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음 또한 사실이다. 최근 새로운 작품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게 되면서 ‘눈에 보이는 것의 재현’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이전시기 그리드가 형성되고 해체되는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요즈음엔 자연을 상징하는 빛과 색의 결합으로의 진화과정에 있다. 나이 듦의 깊이라고 할까. 오히려 시선이 넓어지고 유연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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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관 화백은 “내 화업의 여러 아카이브에도 황창배 화백과의 만남에 대한 기록들이 스며있다.”라고 말했다. 사진=권동철. |
◇황창배미술관-나의 초대전 의미
“화가 황창배(黃昌培, Hwang Chang Bae, 1947~2001)는 청주 옆 지역인 괴산군 청안면(淸安面)에서 작업실을 짓고 인생 마지막 10년(1990~2000년)을 청안스튜디오에서 작품 활동을 하였다. 그곳에 와 있을 때 나와 자주 만났다. 운동, 술을 함께했고 수없는 예술담론도 나눴다. 황창배의 감성주의적, 김재관의 주지적 작품의 상반된 세계로 동시대를 걸었던 화우(畵友)이다.
황창배 작가는 서울대미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엘리트화가였다. 1978년 한국화 ‘秘52’로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지만 그는 한국화의 현대화를 위해 가장 앞서나간 개혁적인 화가였다. 자신만의 독자적인 새로운 조형세계를 찾아 충북에 내려 왔고 괴산에서 걸작을 남겼다. 내가 청주대학교에 재직할 때 대학원 강의도 하였다.
이번 ‘황창배미술관’에서의 나의개인전은 나의 작가로서의 여정을 화우 황창배에게 선보인다는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다. 내 옆에서 많은 격려를 보내주는 것만 같다. [김재관 화백 인터뷰 중, 대담=권동철 미술전문위원]”
[글=권동철, 6월12일 2025. 인사이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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