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세현‥한국의 산하 그 풍경에 있는 ‘나’[거제도출산화가,붉은산수,이세현작가,이세현미술가,Lee Sea Hyun,이세현 화백]

 

붉은 산수-Between Red, 248.5×666.6Oil on Linen, 2019.


수많은 우리노래의 아름다움은 정말 우리 민족의 숨결이다. 이 노래들이 이 강산에서 메아리처럼 스스로 우러나왔듯이 우리의 미술은 이 숱한 노래들의 자장가 속에서 스스로 자라나온 까닭에 우리의 미술은 우리의 노래처럼 연연하다.1) 

화면엔 짙은 밤안개 자욱한 밤바다가 깊은 숨을 토해내듯 아련하게 반짝이는 등댓불과 만선(滿船)으로 귀항하는 아버지의 노래가 흐른다. 가파른 산길을 돌고 돌아 만나는 산사추녀의 단아함과 초가마을, 한반도 군사분계선일대의 비무장지대(DMZ)도 등장한다.

 

붉은 산수-Between Red, 200×200Oil on Linen, 2022.


언뜻 붉은 색만 보지이만 흰색이 감싸고 있는 긴장과 편안한 기운의 흐름이 은연중 그림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 하늘뿐 아니라 이 바다 막진 곳이 바로 내 고향, 바지자락 걷으면 건널 것 같네(海窮卽家鄕 褰裳如可憑)()2)”같은 여백엔 고시(古詩)의 운치가 우러나와 구상적 요소가 추상느낌으로 전개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같은 장소를 다른 방향에서 본 풍경은 복합적으로 함축묘사 되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들과 현재가 만난다. “시간의 장소라는 것은 없고, 시간은 그 자체가 스스로를 나르고 스스로를 재개한다.(...)그리고 우리가 시간 내재성(intratemporalité)의 기원에 위치시킨 것은 바로 구성하는 시간(temps comsituant)이다.3)”

 

붉은 산수-Beyond Gold, 250×250Oil and Gold Foil on Linen, 2021.


모국에 대한 성찰

화면은 풍성한 스토리와 초대형파노라마뉘앙스로 장엄한 울림세계로 이끈다. 이세현 작가는 한국회화의 정체성확립에 혼을 불어넣었던 겸재 정선의 독창적공간감과 다시점적인 진경산수화를 모티브 했다.”라고 말했다. 

붉은 산수의 풍경이 앞에도 있고 뒤에도 있는 미메시스 띠처럼 붉은색이 연속되지만 대상을 단순히 모방한다는 의미를 넘어 강렬한 정동(情動)을 동반하는 충동과 능력을()4)”발휘한다.

 

붉은 산수-Between Red, 255×344Oil on Linen, 2015.


이것은 조국애의 강한 애착이 스민 대작(大作)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해내는 에너지, 산수풍경에 인문학적 요소가 더해져 모국(母國)’에 대한 성찰의 시간으로 인도한다. 

바로 이세현 작가 작품세계의 독자성이자 붉은 산수현대미의 본바탕인 것이다. “안평대군 꿈을 그린 안견의 몽유도원도에 대한 애정이 크고 나의 그림 속에도 녹여져 있다. 현재의 삶에서 이상향을 찾아가야한다는 것이 나의 그림철학이다.5)”

 

[참고문헌]

1)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서서, 최순우 지음, 학고재.

2)추사 김정희. 완당전집 제9권 시()-징해루(澄海樓) 한국고전번역원 신호열1986.

3)지각의 현상학(Phénoménologie de la perception),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Ponty)지음, 주성호 옮김, 세창출판사.

4)벤야민 연구, 최성만 지음, 인디북스.

5)이세현 미술가,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와 나의 붉은 산수’, 2025.

 

[=권동철 미술전문기자·전문위원/152026. 인사이트코리아 1월호]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서양화가 서경자…나뭇잎 배 저 창공의 꽃봉오리

[주간한국]서양화가 류영신‥우주가 빚은 무한시간의 파노라마[RYU YOUNG SIN,류영신 작가]

[인터뷰]서양화가 서경자ᆢ“인간본성의 청정한 기(氣)흐름을 표출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