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ue, 193.9×259 ㎝ Acrylic on canvas, 2011 “의지할 곳은 언제나 잎사귀 하나 벌레의 노숙 よるべをいつ一葉に虫の旅寝して1)” 물 흐르듯 바람 지나듯하면 아픔은 없으리. 가지를 떠난 나뭇잎은 새 이름을 얻고 놓아 준 가지사이 달빛이 둥지를 트네. 강물에 흘러가고 바람에 휘날리는 저 마른 잎 하나가 폭풍우와 당당히 맞서 싸우며 성하(盛夏)의 뜨거운 태양을 품었던 시절을 알아주는 자(者) 누구신가. 놓아줌으로 만남을 기약하고 묻지 않으니 구분이 없어라.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Mischa Maisky)가 연주한 슈베르트 곡 ‘밤과 꿈(Nacht und Träume D 827)’ 선율 흐르네. 가슴 저미게 했던 생채기를 스스로 보듬어 녹여내는 신성한 연륜의 꿈길로 인도하누나. 고요한 수면 위, 저 허공에 나풀거리며 떠가는 무심의 여정…. 달빛품은 슬픈 눈동자의 호수 그 물결에 아른거리는 목엽(木葉)의 아리아. 무언(無言)의 첼로곡률이 건네는 오오 모든 영혼의 찬가여! The Blue, 162.2×130.3 ㎝ , 2011 ◇희망과 슬픔의 운율 머나먼 생의 여정인가. 아련한 기억을 담고 있는 나뭇잎 하나가 어디론가 향한다. 우주는 인연의 흐름처럼 어떤 파장의 신비로움으로 가득하고 저 나뭇잎과 가지, 끊어짐과 이어짐의 연속으로도 우주만물 오묘함이 가슴 깊이 와 닿는다. 미움도 외면도 결국엔 하나의 길에서 해후하듯 완만한 선과 가슴에 품었던 상념의 줄기처럼 어떤 울림들이 지극히 교우하는 세계이어라. "서경자(SUH KYUNG JA, 서경자 화백)는 검정색과 흰색, 밝음과 어두움의 대조를 생성하면서 조화와 부조화 사이의 어려운 균형을 가지고 있는 모험을 수반하는 섬유 위에서 자신의 붓 터치들을 이어 나간다. 우리의 현대회화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그녀의 작업은 그녀의 풍부함, 긴장과 희망으로 충만해 있다.2)” ...
이탈리아 주요일간지 ‘la Repubblica( 라 레푸블리카 )’ 에 보도된 이정연 전시 관련기사 . 자료제공 = 이정연 . “2020 년 이탈리아 나폴리시립미술관에서 나의 작품 테마인 ‘Re-Genesis( 신창세기 )’ 의 이태리어 ‘RINASCITA’ 초대개인전이 2020 년 10 월 14 일 오픈하였는데 당초 전시플랜은 11 월 15 일까지로 약 1 개월로 계획되어 있었다 . 그러나 당시 코로나가 성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2021 년 1 월 10 일까지 연장전시하였다 . 나폴리시립미술관 ‘RINASCITA’ 초대개인전 팸플릿 . 자료제공 = 이정연 . 이곳의 전시는 동양인으로서는 최초 전시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 당시 300 호 이상 대형작품 70 여점으로 전시하여 이탈리아 현지 주요 신문 및 TV 매체에서 중계방송 하였다 . 전시장 입구에서 , 전시를 기획한 뉴욕 킵스갤러리 대표 . 당시 코로나 관계로 마스크를 썼다 . 자료제공 = 이정연 . [ 이정연 작가의 말 , 작업실에서 , 대담 = 권동철 , 2025.4] ”
류영신 작가 그곳은 고요의 대지 잠잠한 바다 . 미네랄이 발산하는 현란한 윤기가 이곳저곳에 부딪힌다 . 묵직하거나 때론 순백에 남겨진 첫 발자국처럼 생생한 빛깔은 강렬하고 얼음장 같은 촉감의 바닷물이 물거품을 몰고 스며들었다 . 어느 순간 응결 된 자국에 드러나는 대자연의 표정은 무덤덤하다 . 이를테면 동굴 틈새로 들어온 한 줄기 빛이 미로의 연결고리를 비추는 유려한 곡선은 생경한 물체의 윤곽들을 서서히 드러낸다 . 화면은 사물을 확대해 제시하는 클로즈업처럼 뭔가 곧 대자연의 장엄한 파노라마가 펼쳐질 직전의 미스터리하며 불투명함을 자아내는 흡인력으로 묘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 이미지들은 언뜻 규칙적인 배열결정구조의 원소처럼 유사하게 보이지만 유기적 체계의 사변적 뉘앙스를 풍긴다 . 예측 불가능한 현상 속 카오스의 질서처럼 흘러내리거나 깎이는 등 미세한 이동이 포착되는 그 울림은 어떤 징후를 감지하게 한다 . 고목의 숭숭 뚫린 구멍 또는 수직으로 깎여진 암벽 속에 곧 지표로 쏟아질 마그마나 끝이 보이지 않게 분출할 것 같은 불덩어리가 꿈틀대는 고요처럼 . 동시에 거대한 화산 폭발이 원시림을 뒤덮은 정지된 시간이 아니라 침잠해 있는 듯 변동에너지를 품고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시간의 무한성을 목격하도록 인도한다 . 검은 색채 위에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번들거리는 빛은 화면의 고고함을 더욱 끌어올린다 . 바흐의 무반주 첼로선율 그 광활한 감정의 중저음이 느리게 지나간다 . 이 추상적 심상은 생사의 허무마저 놓아 준 그루터기에 한줄기 바람을 불러 세월의 책장을 스르르 넘긴다 . 작은 돌 틈 사이 톡톡 작은 물방울이 떨어지고 부유하던 꽃씨가 내려앉는다 . 육중한 우울을 딛고 피어난 매혹의 꽃잎은 아름답지만 슬픔이 배인 쇼팽의 피아노 선율에 눈시울을 붉힌다 .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하양대지를 품을 수 있는 것인가 . 차라리 그것은 완전한 해방감으로 차오른 침묵 , 햇살이 쏟아져 조금씩 뾰족하게 드러나는 활력이기도 하다 . ...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