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리 느티나무 , 34.5×70 ㎝ 종이에 마루펜 , 잉크 , 수채물감 , 2023. “ 조선시대 중 실경산수화가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 주문 · 감상 · 수장된 것은 이것이 유학적인 사상과 문화 , 가치를 담아낸 그림이기 때문이다 . 천지인 ( 天地人 ) 의 조화를 추구한 사상이자 삶 속에 깊숙이 스며든 문화로서의 유학 ( 儒學 ) 은 궁중과 지식인 선비계층이 선호한 실경산수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1) ” 가야산이 품은 해인사 ( 海印寺 ) 가는 길목 구정리 . 웅장한 오케스트라연주처럼 오색단풍으로 물들어가는 500 년 된 느티나무 아래서 생의 무거운 짐을 풀어놓고 이야기를 건넨다 . 밑에서 부터 점점 물들어가는 11 월 오후 짙어가는 활엽이 , 아득하기만 하여 덧없이 흘러가는 거라고 … . ( 왼쪽 ) 청량사 가는 길 , 44.5×31 ㎝ 종이에 마루펜 , 잉크 , 수채물감 , 2023. ( 오른쪽 )= 해운정 ( 海雲亭 ), 72×41 ㎝ 종이에 마루펜 , 잉크 , 수채물감 , 2024. 물속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강물에 세속의 업 ( 業 ) 을 씻어 흘려보낸다 . 물길을 건너 정토 ( 淨土 ) 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장엄의 암벽과 마주하며 순간 얼어붙는다 . 경북봉화 청량사 ( 淸凉寺 ) 이다 . 굴곡진 세월 깊게 패인 주름을 드러낸 저 깎아지른 바위를 조심스레 지나다 발갛게 익은 고엽이 회포 ( 懷抱 ) 를 풀어놓듯 발등으로 툭툭 떨어져 나뒹굴었다 . 모두가 찰나이런가 . 불현 듯 잊어진 그리움이 떠오르는 , 아아 ! 연기 ( 緣起 ) 여 . “ 이러한 웅장과 중압의 바위를 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 암벽아래를 걸어가는 나그네 , 진한인생사를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 2) ” 방향을 틀어 동해로 달리다 강릉에 이른다 . 그곳 해운정 ( 海雲亭 ) 편액은 조선후기성리학자 송시열 글씨이다 . 안석준 작가는 붓을 꺼내 권위가 배어나오는 조선시대 의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