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임종두‥내면의 신성 자아의 현시욕[임종두 작가,林鍾斗, Lim jong doo]

 

달리달리, 116.8×91㎝ 장지에 석채 금박 은박, 2022


우리는 사물처럼 세계 내에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로 향한다는 바로 이 사실에 의해서 철저하게 참되고 우리와 더불어 우리가 초월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가진다.1)

 

동행(同行), 162.2×97㎝ 장지에 석채, 2023.


치열한 경쟁 속 생존방식인가. 화면엔 가장 공기저항을 받지 않는 맨몸의 여인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다. 자기실현의 현시욕(顯示慾)을 위한 내면의 열망을 불러내는 감정의 극() 바로 붉은 바탕이다. 작가는 우주생태계 최고의 용이라는 인간의 몸에 금과 은을 부여한다. 

이미 도를 통했다는 현대금융자본에 이르기까지 인류문명사의 광대한 시간을 동행한 이 광물을 입힘으로써 신성(神聖)을 극대화한다. 고귀한 존재로서의 인간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고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세포하나에도 우주원리를 담고 있다고 하지 않은가. 인간내면의 선한 모습을 그리려 했다. 하여 그렇게 같이 어울려 살자는 것이 내 그림의 본령이다.

 

심지(心地), 162×130.3㎝ 장지에 석채, 2019.


육체와 정신 우주의 합일

본디 훼손하지 않은 상태의 자연은 온통 꽃으로 가득한 공간이었을까. 소우주라는 인간과 원()의 중력으로 조금은 수축된 것처럼의 만개한 꽃이 은일한 파동(波動)으로 하늘거린다. 여인은 달리고 피어나고 저 창공의 무한공간으로 비상(飛上)하며 와 동행하여 명상하는 생령의 존재자이다. 

동시에 소우주라 불리는 인간의 고결함에 대한 지향성(Intentionality)으로 삼라만상이 연결된 하나의 세상임을 드러낸다. 싹을 틔우고 생육시키는 것이 여인과 맞닿아 있듯 하늘과 땅과 나아가 삼라만상이 연결된 하나의 세상임을 드러내는 숭엄한 우주의 메타포가 심지(心地)연작에 스며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동행(同行), 116.8×91㎝ 장지에 석채, 2019.


夫畫者, 從於心者也.行遠登高, 悉起膚寸, 此一畫收 盡鴻濛之外. 전체적으로 말해서 획이라는 것은 마음이 감동하여 발출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다.먼 길을 가고 높은 곳을 오르는 것이 모두 한 치의 움직임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니, 한번 그음은 거대한 우주의 저 밖까지도 모두 그 안에 수용하는 것이다.2)

 

[참고문헌]

1)지각의 현상학,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 류의근 옮김, 문학과 지성사 刊.

2)石濤畵論(석도화론), 도올 金容沃(김용옥) 지음, 통나무 刊.

 

[=권동철, 117 2023, 인사이트코리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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