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양화가 이창조‥“나에게서 ‘소나무’작업은 구도이자 자화상”[이창조 화백,이창조 작가, Painter Lee Chang Jo, 추사 김정희, 추사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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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 중인 이창조 작가 . 사진 = 권동철 . “ 내 성품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화의 ( 畫意 ) 로서의 ‘ 소나무 ’ 이다 . 잘려나가고 꺾인 굴곡진 풍파에도 선비정신과 기개를 잃지 않는 끈기 있는 그 힘에 매료된다 . 무엇보다도 소나무의 근본적인 정신을 내 화업에서 찾으려 한다 .”   가을비 낙숫물소리가 툭툭 떨어지며 세월의 기억들이 처마에 걸려 철없이 아롱거리던 날이었다 . 경기광주퇴촌 이창조 작가 작업실을 찾았다 .   “ 나는 전주 ( 全州 ) 도심에서 자랐다 . 유년시절 집에서 잔치를 하면 소리꾼을 불렀다 . 판소리와 춤이 있는 풍류 ( 風流 ) 가 자연스럽게 배어 있었다 . 그렇게 ‘ 우리 것의 멋 ’ 을 보고 느끼며 성장했는데 그런 귀한 감성이 내 작업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다 .”   추사 오마주 (Chusa hommage)- 천년의 은일 , 130.3×97.0 ㎝ oil on canvas, 2023.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장로 ( 長老 ) 인 이창조 (Lee Chang Jo, 李昌朝 ,1961~) 화백은 전라고등학교 ,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졸업했다 (1988). 개인전 10 회를 가졌다 .   ‘ 소나무 ’ 작업에 대한 작가의 본원 ( 本源 ) 을 듣고 싶었다 . “ 전주는 문사 ( 文士 ) 에 뿌리를 둔 남종화 ( 南宗畵 ) 를 자주 쉽게 볼 수 있는 환경이었다 .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데 , 고등학교 2 학년 때 미술반학생들을 데리고 선생님이 짜장면 집에 데리고 가서 어떤 글씨 앞에서 설명을 해주셨는데 바로 추사 김정희 글씨였다 .   내용은 깊게 몰랐지만 가슴이 뛰며 정말 좋았던 강렬한 기억이 꾸밈없이 지금까지 연결되어 진다고 여긴다 . 나에게서 ‘ 소나무 ’ 작업은 구도 ( 求道 ) 이자 자화상이다 .”   [ 글 = 권동철 , 11 월 3 일 , 인사이트코리아 11 월호 ]

서양화가 이창조‥야성의 품격 한국인의 마음[이창조 화백,이창조 작가,Lee Chang Jo,李昌朝,이창조 미술가,추사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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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사 오마주 (Chusa hommage)- 천년의 은일 , 130×80 ㎝ oil on canvas, 2011.     “ 공자가 말했다 . ‘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듦을 알 수 있다 .’ 子曰 ‘ 歲寒然後 , 知松柏之後彫也 .’ 1) ”   강을 건너 바위산을 휘돈다 . 들녘을 지나며 지천인 수선화 향 ( 香 ) 을 품은 바람이 둥지를 찾는 해거름 . 그때 절벽에 용트림하듯 뿌리박은 유구한 솔잎들이 황금빛 노을빛에 하늘거리며 부드럽게 손짓했다 .   추사 오마주 - 천년의 은일 , 193.9×130.3 ㎝ oil on canvas, 2018. 화면은 맹렬한 한파의 절대고독을 껴안은 생략과 응축의 화풍이다 . “ 큰 소나무는 천년이 지나면 그 정기가 청우 ( 靑牛 ) 로 변하여 복귀 ( 伏龜 ) 가 된다 .2)” 는 그 고고한 상록의 생명성이 화의에 깃들었다 .   오오 불멸의 기록을 써 내려가는가 . 가파른 협곡 광막한 대지를 품은 청정한 정신의 붓 자국이 장엄한 대금산조의 애처로운 선율을 껴안아 안개 속으로 유장하게 스미는데 … .   추사 오마주 (Chusa hommage)- 천년의 은일 , 130×80 ㎝ oil on canvas, 2011. ◇ 추사 오마주 사의 ( 寫意 ) 의 현대미 밤하늘 성운이 수놓은 억겁세월의 무상함 아래 고송의 휘어진 그루터기가 제 그림자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 창윤 ( 蒼潤 ) 한 송엽들이 차디찬 밤공기를 깊게 들이키며 충일한 입김을 부옇게 토해냈다 . 그러자 묵수 ( 墨水 ) 가 뚝뚝 떨어지고 찰나에 어디선가 덧없는 회오리가 허공의 농담 ( 濃淡 ) 으로 후드득 형상이 되어 박혔다 .   “ 텅 빈 캔버스를 우두커니 바라보는 길고 긴 팽팽한 교감의 시간과 교우한다 . 그리고 마침내 막걸리 한 잔을 벌컥벌컥 들이키곤 치마폭에 쓱쓱 일필휘지로 그려낸 듯한 ,3)” 그런 그림이 드러난다 . 비스듬한 ...

[전시장IN]사진작가 이현권‥마음의 감응 한강의 동시대성[10월22~11월3일 2025,이현권 작가,photographer Lee Hyun Kwon,이현권 사진가,갤러리 그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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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에서 이현권 작가 . 사진 = 권동철 . “ 부분들 사이의 관계는 부분이 전체와 맺는 관계를 반영할 뿐이다 . 전체가 통일성을 떠받치기 때문에 부분들의 조화가 온전해 진다 . 1) ”   전시전경 . 사진 = 권동철 . 전시장은 눈부신 순백의 향연 , 천진한 놀이동산의 기억 , 불빛에 출렁이는 윤기의 검은 물살 , 정오의 해맑은 한강의 인상들이 말을 걸어올 듯 가지런히 전시공간을 채우고 있다 .   문득 “ 그러나 우리의 해석을 떠받치거나 반박하는 자연의 힘들은 존재한다 .2)” 는 강연이 떠올랐다 . 도회적 풍경의 한강이 깊고 아득한 내면의 심연과 조우할 수 있는 공명 ( 共鳴 ) 이 된다는 발견 때문이었다 .   전시전경 . 사진 = 권동철 . 물안개처럼 번지는 유기적 결이 신화의 자국처럼 필립 글래스 (Philip Morris Glass) 의 ‘Truman Sleeps’ 선율에 얹힌다 . “ 정신이라는 것은 삶의 향연입니다 . 그것은 삶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3)” 처럼 “ 무의식과 한강의 시각적 표출 4)” 인 작품들엔 저 순환의 시공 ( 時空 ) 안 마음의 풍경화로 피어나고 있었다 .   “ 동시대를 한강이라는 공간에 예술의 형식을 입힌다 .5)” 는 작가의 말처럼 한강의 알레고리 (allegory) 에서 “ 나를 일깨워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6)” 것도 흥미로운 시간일 것이다 .   전시전경 . 사진 = 권동철 . 한편 ‘ 한강사진작가 ’ 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이현권 작가 (photographer Lee Hyun Kwon) 의 ‘ 서울 , 한강을 걷다 _2021-2025’ 개인전은 서울인사동 ‘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에서 10 월 22 일 오픈 , 11 월 3 일까지 성황리 전시 중이다 . [ 글 = 권동철 , 10 월 29 일 2025. 인사이트코리아 ]   [ 참고문헌 ] 1)~2) 에코의 ...

[전시]서양화가 박선랑 기획초대전, 11월4~12월2일, 도솔미술관[드라이포인트,drypoint,박선랑 작가,PARK SUN RANG,박선랑 미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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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ow, 39×70 ㎝ 연필 드라이포인트 (drypoint), 2024. 시시때때로 혹은 무심결 찰나의 인상에 일렁이는 모호한 감성의 편린을 독창적 화법으로 포착하는 박선랑 작가 20 회 기획초대전이 열린다 . 11 월 4 일부터 12 월 2 일까지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도솔미술관에서 전시명제 ‘ 불분명한 죄책감 ’ 이다 .   ( 왼쪽 ) 불분명한 죄책감 , 78×120 ㎝ , 드라이포인트 , 2025. ( 오른쪽 )39×69 ㎝ , 2025. 전시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 (Flow) 은 의식 ‘ 사이 ’ 에 찰랑이는 고백 혹은 푸념 등과 연동된다 . 이를테면 ‘ 괜히 내가 움츠리거나 미안해하고 ’, 그래서 ‘ 내가 뭘 잘못하지 않으려 애쓰는 힘듦 ’, ‘ 나를 사랑은 하는 건지 ’ 아니면 ‘ 나와 헤어지자는 것인지 ’ 등의 생각이다 .   박선랑 작가는 “ 소설가 한강의 책을 읽다가 ‘ 불분명한 죄책감 ’ 이라는 대목에 팍 꽂혔다 . 그래서 이번 전시명제로 쓰게 되었는데 평소 한강 소설의 애독자로서 나의 작품세계와 너무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 라고 밝혔다 .   불분명한 죄책감 , 86.5×58 ㎝ 드라이포인트 , 2025. 작품들은 동판화와 가장 흡사하게 표현되는 드라이포인트 (drypoint)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 누워있는 여성의 어떤 울림이라고 할까 . 손 하나가 여자를 가리키고 있지만 깨우려는지 , 어떤 질문을 하려는지 불분명하다 . “ 슬픔을 슬프게 표현해서 내 안의 슬픔을 없앤다 .” 는 박 작가의 말처럼 물안개가 번지듯 외로움이라는 고독의 여운이 짙게 스며있는 작품이다 .   그런가하면 무심하게 바라보는 남자의 표정과 자세이지만 뭔가 ‘ 남자도 외롭구나 .’ 하는 느낌이 전해져 온다 . 또 두 여인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뭔가 각자의 주장을 하고 있는 듯한 작품도 눈길을 끈다 .   불분명한 죄책감 , 57×50 ㎝ 드라이포인트 , 2...

[전시]서양화가 이은경 초대개인전, 10월31~11월21일, 비채아트뮤지엄[이은경 작가,LEE EUN KYUNG,이은경 미술가,Vichae A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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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안의 빛 - 회복의 여정 , 53×41 ㎝ (each) Acrylic Mixed Media, 2025.  그림으로 치유를 선사하는 이은경 작가 열네 번째 개인전 ‘ 내 안의 빛 - 회복의 여정 ’ 초대개인전이 열린다 . 서울서초구 지하철 7 호선 내방역 인근 , ‘ 비채아트뮤지엄 (Vichae Art Museum)’ 에서 10 월 31 일부터 11 월 21 일까지 35 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 내 안의 빛 - 여정 , 50×50 ㎝ (each) Acrylic Mixed Media, 2024.  이번전시에선 그동안 이은경 작가가 그때그때 마음의 형편을 담았던 세 시리즈를 한 공간에서 구성했다 .   △ 자그마하지만 영롱했던 내면의 빛을 발견한 시기 ‘ 내안의 빛 ’ △ 빛으로 향하는 도정 ( 道程 ) 을 풀어낸 ‘ 내안의 빛 - 여정 ’ △ 빛과 어둠의 대조 ( 對照 ) 에서 시련이 오더라도 자아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회복력 (Resilience) 의 생명성을 표출한 ‘ 내 안의 빛 - 회복의 여정 ’ 시리즈이다 .   내 안의 빛 - 회복의 여정 , 24×41 ㎝ (each) Acrylic Mixed Media, 2025.  한편 전시를 앞두고 마무리작업에 몰입하고 있는 이은경 미술가 작업실을 찾았다 . 관람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어 보았다 . “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그러하듯 , 의지와 달리 빛을 잃어가는 시간과 부닥칠 때가 있다 . 나는 그림을 그리면서 내 감성의 빛을 조금씩 보았었다 .   그 빛을 간절하게 찾고 붙잡으면서 또 다시 만나고 그러면서 내 마음의 빛을 그렸다 . 그 여정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 내 그림에서 진정한 자아의 모습과 조우하기를 소망한다 .”   내 안의 빛 - 여정 , 61×61 ㎝ (each) Acrylic Mixed Media, 2025.   [ 권동철 , 10 월 21 일 2025. 인사이트코리아 ] ...